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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축산 부산물을 이용한 출구전략

작성자
동물자원과학과
조회수
46
등록일
2024.11.13
수정일
2024.11.13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축산 부산물을 이용한 출구전략장마당에서 각종 육류가 판매되고 있다.
/갈렙선교회 유튜브 동영상 캡쳐

여러분 안녕하세요. <농축산현장이 답이다>, 진행에 이승재입니다농업과 축산업은 세상 모든 국가와 시민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산업이죠특히나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의 경우 자신의 먹거리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에 더욱 강조되는 현실입니다이 시간엔 남과 북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농축산 전문가와 함께북한 농축산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적용 가능한 개선방법도 함께 찾아봅니다. <농축산현장이 답이다>는 농축산 전문가사단법인 굿파머스연구소의 조현 소장과 함께 합니다.

 

MC: 조현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조현: 안녕하세요.

 

MC: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가을은 그저 스치듯 빨리 지날 것이라고 말합니다안 그래도 식량이 부족한데 농민들은 겨울을 대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요.

 

조현: 맞습니다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 풍요하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제가 북한에 있던 10여 년 전에도 농민들은 봄여름 애써 지은 농작물을 당국에 바치고빚 갚고종자 내놓고 하면 춥고 엄혹한 겨울을 견디기 정말 힘들었습니다지금은 그때보다 더하니까요그래서 올핸 출구전략을 잘 짜면 좋겠습니다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시도해야 합니다.

 

MC: 겨울 식량난을 벗어날 출구전략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소장님이 생각하시는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습니까?

 

농민이 직접 축산물 도축가공한다면

겨울 견딜 목돈 마련할 수 있어

 

조현: 저도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요가장 효과적인 게 바로 시장을 이용해서 목돈을 마련하는 거잖아요이런 방법은 어떨까요농민들은 바로 축산 부산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축산 부산물이란 가축을 도축하면서 주산물인 정육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것을 통칭하는 말입니다이런 축산 부산물은 소비자에겐 먹거리가 되고 생산농가에겐 소득의 일부분이 됩니다보통 북한 농민들이 해마다 고기 지원을 해야 하거든요아마 지금이 그 시기일 텐데요농장원 1인당 돼지고기 10kg을 꼭 바치게 돼있어요그게 후방총국 산하의 ‘514’라는 기관을 통해서 군대로 보내지는데 이때 보통 농민들이 고기 10kg을 생체로 바치는 경우도 많습니다이번엔 절대로 그러지 마시고요도축을 해서 고기로 바치고 축산 부산물을 따로 분리해서 시장에 팔면 더욱 이득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MC: 생각지도 못했던 분들에겐 유용한 조언이 되겠습니다축산 부산물이라는 게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부속고기를 말씀하시는 거죠돼지 머리꼬리허파 그런 거 말이에요.

 

조현: 맞습니다정육을 제외한 모든 부위를 말합니다. 1차 도축과정에서 발생하는 머리와 간쓸개심장 등 내장과 혈액이 주요 부산물이 되고요. 2차로 가공과정에서 발생하는 뼈와 지방도 포함됩니다이게 고기는 아니지만 고기보다 훨씬 저렴하면서 또 고기 같은 효과를 내잖아요하지만 제가 북한 상황을 보니 농민들이 축산 부산물을 유통해서 돈을 버는 경우는 거의 없고그런 생각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정부도농장도개인도 그냥 생기면 닥치는 대로 소비할 뿐이죠보통은 농민이 생체로 유통업자에게 넘기면 그들이 도축해서 부산물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팔아 이득을 취하는데요하지만 농민들이 스스로 도축하고 거기에 가공하는 것까지 더하면 올해 농민들이 겨울을 날 돈을 넉넉히 벌 수 있습니다이런 방법으로 출구전략을 짜 보면 좋겠습니다보통 정육 비율이 염소 47%, 돼지 65%니까 남은 비율은 모두 축산 부산물이라고 생각하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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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그렇군요농민들이 직접 도축하고가공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거기에 유통까지 하려면 좀 복잡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 좋을까요?

 

조현: 현재 북한에서 농민이 유통업자에게 돼지염소닭 같은 가축을 넘길 때 부위별로 파는 게 아니라 마리당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따라서 농민들이 자체로 도축을 하고다양한 부위별로 구분을 해서 1차 가공즉 삶기 혹은 절이기 작업을 마치고 포장만 해서 시장에 내다 팔아도 농민이 돈을 벌 수 있죠축산 부산물 양이 엄청나거든요보통의 한 농장 500세대가 포함된 농장에서 돼지 500마리가 도축 된다고 가정하면 약 1200kg 축산 부산물이 나옵니다도축 이후 축산 부산물을 가공하지 않고 팔면 돼지고기 1kg 가격의 50% 정도 받을 것 같고요가공을 해서 팔면 거의 비슷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돼지염소토끼 이런 건 개인이 해도 되니까 가축 내장을 잘 손질해서 팔면 농민들에겐 훌륭한 부수입이 되지요좀 번거롭고 도축 과정이 시끄럽겠지만 한번 해보시고요순대(창자)나 족발은 워낙 인기가 좋아서 돼지고기 가격보다 더 비싸게 받을 수도 있습니다.

 

MC: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다만 농민들이 직접 하는 게 위생 문제도 있고까다롭진 않을까요?

 

조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닭토끼 이런 건 개인적으로 해도 되고요돼지염소개도 얼마든지 혼자 할 수 있지만 도축할 때 챙겨야 할 위생 문제들이 있으니가급적이면 혼자 보다는 마을 단위로 도축장을 만들어서 같이 하면 좋겠습니다각 작업반마다 탈곡장이 있고요탈곡장 옆엔 대부분 작업반 선전실로 사용하는 단층 건물이 있습니다보통 이 건물이 꽤 큰데요하지만 겨울엔 춥고 불도 때지 않아서 그 건물 전체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거기서 방 한 칸만 사용하면 됩니다깨끗한 물탱크 하나 가져다 놓고 도축하면 공간은 충분합니다도축장은 무엇보다 위생이 가장 중요합니다사실축산 부산물 자체는 안전하지만 세척 과정이 비위생적이라 지금 북한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거든요최근 평안남도에서 돼지와 닭 부산물 요리를 먹고 많은 사람들이 식중독에 걸린 사건도 발생했는데요보통 북한의 시장과 식당에서 판매되는 돼지 간비장위는 여름에 대장균 검출 비율이 너무 높습니다원인은 축산 부산물을 씻는 물에 문제가 있다고 밝혀졌어요보통 수돗물우물개울물을 이용하는데 소독이 안 된 물인 거죠그러니 농민들이 직접 도축장을 만든다면 꼭 끓인 물이나 소독한 물을 이용해서 씻어주십시오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북한에서도 다른 건 다 익혀 먹는데 돼지 간은 그냥 씻어서 소금 찍어 먹고 그러거든요현재 북한 상황에선 위험이 큽니다꼭 익혀서안전하게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MC: 남한에도 부속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거리에서 부속고기 전문식당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서양에선 이런 걸 잘 안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천정부지로 오르는 돼지고기 값

북한도 한국처럼 축산 부산물 수입해야

 

조현: 맞습니다외국 사람들은 이 축산 부산물 잘 안 먹습니다그래서 외국에서 수입하면 아주 싼 값에 들여올 수가 있어요보통 고기 가격의 절반 이하일 겁니다그래서 한국도 축산 부산물을 수입하거든요자료를 보니 작년에 돼지 머리는 5개 나라에서 수입해 왔고요돼지 위의 68%는 칠레로부터 수입했고돼지의 장은 미국스페인프랑스 등 12개 나라에서돼지 족발은 스페인독일칠레 순으로 17개 나라에서 수입했습니다북한도 이렇게 외국에서 축산 부산물을 수입하면 주민들이 시장에서 싼 가격으로 사 먹을 수 있습니다현재 북한에서 돼지고기는 1kg당 북한돈으로 3만원이나 됩니다. 2019년엔 돼지고기 1kg 1만원 정도였고 올해 4월만 해도 잘 구하면 1 5~6천원에 구할 수도 있었는데요엄청나게 올랐습니다돈이 없는 일반 주민들은 고기 먹는 게 하늘의 별 따기 보다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그러니까 북한 당국이 비싼 고기 수입하기 어렵다면 이런 것을 들여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고요농민들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MC: 소장님오늘도 유익한 말씀 감사합니다지금까지 <농축산현장이 답이다>였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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